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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라야누르라마찬드란-사진

라마찬드란은 뇌가 어떻게 세상을 인식하는지를 보여주고 인간에 대해 제기되었던 오래된 철학적 문제를 뇌과학 속에서도 다루어야 한다고 단언한다. <뇌는 세상을 어떻게 보는가?>는 <라마찬드란 박사의 두뇌 실험실>에 이어 임상연구와 얻은 내용들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풀어서 설명하고 있다. 그는 철학박사와 의사인데, 현재 캘리포니아의 신경과학연구소와 스탠퍼드의 첨단행동과학연구소, 인도의 과학 아카데미 회원으로 다방면으로 활동에 임하고 있다. 그는 <뉴스위크>가 뽑은 21세기 우리가 주목해야 할 가장 중요한 100 중의 한 명이다.

뇌의 혼선과 단선

뇌신경 과학자인 빌라야누르 라마찬드란은 혼선과 단선에 대해 주목했다. 그는 감각과 지각의 신체적 기반이 뇌에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는데 절단된 팔과 다리가 실제로 존재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환각지, 대뇌반구에 장애가 있을 때 반대적 공간의 자극에 반응하지 않는다는 편측 공간 무시, 가까운 지인이 생김새는 똑같지만 전혀 딴 사람이 되었다고 느끼는 카프라 증후군, 소리를 들으면 색깔이 보이는 등 여러 감각들이 동시에 나타나는 것을 뜻하는 공감각 등의 이상현상에 대해 설명한다. 그러한 이상현상들은 뇌 안에서의 혼선과 단선에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연구를 통해 밝혀냈다. 이것을 잘 정리해서 책 3권을 집필했는데 <뇌는 세상을 어떻게 보는가>는 2번째 책에 해당한다. 라마찬드란은 이 저서에서 우리의 뇌 안에는 의식 주체 단독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프로이트의 무의식과는 약간의 차이가 있는데, 의식하는 것만이 우리의 행동들과 바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중시했다.

공감각 능력을 가진 사람들

다른 여러가지 감각들이 동시에 나타나는 현상을 공감각이라고 한다. 공감각 능력을 가진 사람들은 200명 중 한 명 꼴이라고 할 수 있다. 공감각 현상은 100여 년 적에 영국의 심리학자 프랜시스 골턴이 처음 제시했다. 깜짝 놀랄 만큼의 공감각 능력을 가진 사람들 중에서는 숫자마다 색깔이 다르게 여겨지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5는 빨간색, 6은 초록색으로 보는 것과 같은 것이다. 과연 누가 정상이고, 누가 비정상일까? 공감각 능력은 이상한 것이라고 할 수 있을까? 공감각 능력을 가진 사람들은 극소수에 속하는 이들이어서 비주류에 해당한다고 쉽게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200명 중 199명이 마구 섞인 숫자들을 한 번에 구분해 내고 딱 한 사람만 그런 능력을 가지고 있지 않다면 누가 정상이고 누가 비정상인 것일까? 서로 다르다는 것은 그저 개성일 뿐이라는 것을 공감각을 통해 깨달을 수 있었다.

우리 뇌 안의 유령

라마찬드란은 <뇌는 세상을 어떻게 보는가?>에서 눈으로 보는 행위에 집중하였다. 그는 뇌는 2가지 경로를 통해서 대상을 지각한다고 설명했다. 무엇을과 어떻게의 경로이다. 한 예로 맹시는 시지각을 잃어버린 상태에서도 눈앞에 형상을 감지해내는 것을 가리킨다. 의식적으로는 보이지 않지만 무의식적으로는 보이는 상태를 의미한다. 또한 왼쪽이나 오른쪽 어느 한쪽의 시각 피질에 이상이 생기면 반대쪽 물건이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바이스크란츠는 왼쪽 시각 피질이 손상된 자의 오른쪽 방향으로 빛을 내보낸 후에 그 빛의 위치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도록 하자 아주 높은 비율로 성공을 했다고 한다. 우리는 외부의 사물을 볼 때 그것이 무엇이고 가로, 세로, 높이의 3차원 중 어디에 있는지를 파악한다. 외부가 적으로 가득 차 있다면 그 물체가 무엇인지보다 어떻게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즉 자신이 바라보는 물체가 사자인지, 생쥐인 지보다 그것이 자기를 잡아먹으러 오는 건지가 다른 어떤 것 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것이 무엇인지를 보고 말하는 것은 인간들에게 나중에 나타난 현상이다. 인간은 말을 통해서 자신의 생각을 세상에 드러낼 수 있게 되었다. 말이 있기 때문에 좌우 어느 한쪽의 시신경이 손상되면 반대쪽까지 잘 안 보이게 되는 현상도 나타나기도 한다. 말이 태어나기 이전이었다면 그것이 무엇이든 몸으로 즉각 반응했을 것이다. 라마찬드란은 이것을 가리켜 뇌 안의 유령이라고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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